최승규와 박종열의 휠체어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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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22일 (수) 20:16 한겨레
100만불자리 다리의 ‘휠체어 우정’
[한겨레] 22일 오전 11시 광주대 졸업식장에서 사회복지학과 졸업생 최승규(37·뇌성마비 1급장애)씨는 휠체어에 앉아 눈물을 글썽였다. 최씨는 이날 4년 동안 휠체어를 밀며 통학을 도와주던 후배 박종열(34·정신지체 장애1급)씨에게 졸업장과 학사모를 안겼다.
최씨는 10여 년 전부터 광주 남구 진월동 장애인복지시설 ‘작은 예수의 집’에서 생활하며 초중고교를 검정고시로 마쳤다. 최씨는 2001년 광주대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하고서도 휠체어 없이는 혼자 돌아다닐 수 없어 한때 입학을 포기할까 고민도 했다.
그때 작은 예수의 집 동료 원생 박씨가 “휠체어를 밀어주겠다”고 나섰다. 20~60대 원생 14명 가운데 박씨가 가장 건강해 최씨의 다리가 되주기에 적격이었던 것이다. 최씨는 이듬해 두려움을 안고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박씨는 4년 동안 최씨 휠체어를 밀고 강의실에 와 책장을 넘겨줬다.
컴퓨터 다루기가 힘들어 과제물 제출이 참 보통 일이 아니었지만 그는 박씨 도움으로 강의에 거의 빠지지 않고 마침내 사회복지사(2급)와 평생교육사(2급) 자격증을 땄다. 광주대는 졸업식장에서 최씨에게 봉사상을 줬다. 최씨는 대학 동아리 ‘아우러기’에서 장애인 인권 향상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박씨에겐 특별선행상이 돌아갔다.
박씨도 4년 동안 대학에 동행하며 놀랍도록 변했다. 최씨는 “종열이가 처음엔 학생들을 만나도 노려보거나 아는 척을 거의 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처음 만나도 미소지을 정도로 변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최씨에게 “방학이 되면 오히려 지루하고 심심하다’ 할 정도로 사람 만나는 것이 즐거워졌다고 했다.
최씨는 다음달 12일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시험 준비로 바쁘다. 최씨는 “작은예수의 집 원장님 도움과 대학과 주변의 배려로 졸업장을 받게 됐다”며 “1급 사회복지사가 돼 원생들 아픔을 더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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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22일 (수) 19:27 연합뉴스
광주 장애인 만학도의 "빛나는 졸업장"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정신이 건강한 신체 장애인과 몸이 건강한 정신지체 장애인이 "빛나는 졸업장"을 함께 만들어 냈다.
22일 오전 광주대학교 호심관 대강당 학위수여식장에 나란히 입장한 최승규(37)씨와 박종열(34)씨.
이날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최씨는 뇌병변으로 인해 팔.다리가 불편해 남의 도움 없이는 휠체어를 밀지도 못할 뿐 아니라 말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다.
박씨는 어린 아이 수준의 정신연령을 가진 1급 정신지체 장애인.
그러나 건강한 몸을 가진 덕에 4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최씨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수업시간 맨 앞자리에 나란히 앉아 책장을 넘겨주며 4년 대학생활을 함께 했다.
지루했을 법한 수업시간 내내 진지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박씨의 모습에 영문 모르는 이들은 박씨를 학생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이들은 광주 장애인복지시설 "작은 예수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단짝이다.
초.중.고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통과한 최씨는 2002년 신입생으로 합격하고도 "이동"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꿈을 접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 때 박씨가 선뜻 "휠체어를 밀어주겠다"고 나섰고 작은 예수의 집에서 학교까지 40분 거리를 지나는 이들의 모습은 인근 주민들에게는 차츰 낯익은 풍경이 됐다.
박씨의 도움에 작은 예수의 집, 대학측의 배려에 최씨는 누구보다 훌륭하게 대학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
최씨는 졸업평점 3.48에 사회복지사 2급, 평생교육사 2급 자격증을 얻고 봉사동아리 "아우러기"까지 손수 만들어 회장으로 활동했다.
대학측은 최씨의 공로를 인정해 이날 졸업식에서 "봉사상"을 줬으며 그의 팔.다리가 돼 준 박씨에게는 특별선행상을 줬다.
최씨는 "종열씨를 포함한 시설 식구들에게 제일 먼저 공을 돌리고 싶다"며 "다음달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시험준비와 작은 예수의 집 원생 관리 등으로 졸업 후에도 당분간 바쁜 시간을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를 지도한 임형택 교수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심어준 승규. 종열이에게 오히려 내가 배운 것 같다"며 "앞으로 이들이 사회복지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큰 일을 해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100만불자리 다리의 ‘휠체어 우정’
[한겨레] 22일 오전 11시 광주대 졸업식장에서 사회복지학과 졸업생 최승규(37·뇌성마비 1급장애)씨는 휠체어에 앉아 눈물을 글썽였다. 최씨는 이날 4년 동안 휠체어를 밀며 통학을 도와주던 후배 박종열(34·정신지체 장애1급)씨에게 졸업장과 학사모를 안겼다.
최씨는 10여 년 전부터 광주 남구 진월동 장애인복지시설 ‘작은 예수의 집’에서 생활하며 초중고교를 검정고시로 마쳤다. 최씨는 2001년 광주대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하고서도 휠체어 없이는 혼자 돌아다닐 수 없어 한때 입학을 포기할까 고민도 했다.
그때 작은 예수의 집 동료 원생 박씨가 “휠체어를 밀어주겠다”고 나섰다. 20~60대 원생 14명 가운데 박씨가 가장 건강해 최씨의 다리가 되주기에 적격이었던 것이다. 최씨는 이듬해 두려움을 안고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박씨는 4년 동안 최씨 휠체어를 밀고 강의실에 와 책장을 넘겨줬다.
컴퓨터 다루기가 힘들어 과제물 제출이 참 보통 일이 아니었지만 그는 박씨 도움으로 강의에 거의 빠지지 않고 마침내 사회복지사(2급)와 평생교육사(2급) 자격증을 땄다. 광주대는 졸업식장에서 최씨에게 봉사상을 줬다. 최씨는 대학 동아리 ‘아우러기’에서 장애인 인권 향상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박씨에겐 특별선행상이 돌아갔다.
박씨도 4년 동안 대학에 동행하며 놀랍도록 변했다. 최씨는 “종열이가 처음엔 학생들을 만나도 노려보거나 아는 척을 거의 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처음 만나도 미소지을 정도로 변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최씨에게 “방학이 되면 오히려 지루하고 심심하다’ 할 정도로 사람 만나는 것이 즐거워졌다고 했다.
최씨는 다음달 12일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시험 준비로 바쁘다. 최씨는 “작은예수의 집 원장님 도움과 대학과 주변의 배려로 졸업장을 받게 됐다”며 “1급 사회복지사가 돼 원생들 아픔을 더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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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22일 (수) 19:27 연합뉴스
광주 장애인 만학도의 "빛나는 졸업장"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정신이 건강한 신체 장애인과 몸이 건강한 정신지체 장애인이 "빛나는 졸업장"을 함께 만들어 냈다.
22일 오전 광주대학교 호심관 대강당 학위수여식장에 나란히 입장한 최승규(37)씨와 박종열(34)씨.
이날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최씨는 뇌병변으로 인해 팔.다리가 불편해 남의 도움 없이는 휠체어를 밀지도 못할 뿐 아니라 말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다.
박씨는 어린 아이 수준의 정신연령을 가진 1급 정신지체 장애인.
그러나 건강한 몸을 가진 덕에 4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최씨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수업시간 맨 앞자리에 나란히 앉아 책장을 넘겨주며 4년 대학생활을 함께 했다.
지루했을 법한 수업시간 내내 진지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박씨의 모습에 영문 모르는 이들은 박씨를 학생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이들은 광주 장애인복지시설 "작은 예수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단짝이다.
초.중.고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통과한 최씨는 2002년 신입생으로 합격하고도 "이동"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꿈을 접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 때 박씨가 선뜻 "휠체어를 밀어주겠다"고 나섰고 작은 예수의 집에서 학교까지 40분 거리를 지나는 이들의 모습은 인근 주민들에게는 차츰 낯익은 풍경이 됐다.
박씨의 도움에 작은 예수의 집, 대학측의 배려에 최씨는 누구보다 훌륭하게 대학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
최씨는 졸업평점 3.48에 사회복지사 2급, 평생교육사 2급 자격증을 얻고 봉사동아리 "아우러기"까지 손수 만들어 회장으로 활동했다.
대학측은 최씨의 공로를 인정해 이날 졸업식에서 "봉사상"을 줬으며 그의 팔.다리가 돼 준 박씨에게는 특별선행상을 줬다.
최씨는 "종열씨를 포함한 시설 식구들에게 제일 먼저 공을 돌리고 싶다"며 "다음달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시험준비와 작은 예수의 집 원생 관리 등으로 졸업 후에도 당분간 바쁜 시간을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를 지도한 임형택 교수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심어준 승규. 종열이에게 오히려 내가 배운 것 같다"며 "앞으로 이들이 사회복지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큰 일을 해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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