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대상 개인·단체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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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평생학습대상 개인·단체상 수상자
[중앙일보] 교육부 주최, 중앙일보 주관
“공부, 아름다운 도전 … 늦은 시작은 없어요”
제5회 평생학습대상 시상식이 17일 전남 순천시 순천대 70주년 기념관에서 열렸다. 수상자들이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앞줄 가운데), 박인주 평생교육진흥원 원장(앞줄 오른쪽에서 셋째), 박태욱 중앙일보 논설실장(앞줄 맨 왼쪽) 등 내빈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제공]
순천에서 시상식 나이·지역·장애를 극복하고 배움에 힘써 온 전국의 평생학습자들이 17일 전남 순천시에 모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순천대 70주년 기념관에서 제5회 평생학습대상 시상식을 열었다. 행사가 지방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2003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순천시는 평생학습을 이끌어 온 점을 인정받았다.
평생학습대상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중앙일보와 대한상공회의소·평생교육진흥원·한국교육학회·한국직업능력개발원·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가 공동 주관했다. 수상자는 6개 부문으로 나눠 선정했다. ▶개인학습자 ▶성인교육자 ▶학습동아리 ▶교육기관 및 단체 ▶대학 및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 ▶기초자치단체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46세에 공부를 다시 시작해 10년 만인 내년 2월 학사모를 쓰게 되는 주부 이해선(55)씨를 포함해 평생학습에 힘써 온 15명(기관 포함)이 대상과 우수상을 받았다.
시상식에서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자기계발을 하고 평생학습사회 구현에 솔선수범해 준 수상자들의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정부도 인재 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꼭 필요한 평생학습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박인주 평생교육진흥원 원장, 윤정일 한국교육학회 회장, 구관서 한국교육방송공사 사장, 권대봉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최운실 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 회장, 박태욱 중앙일보 논설실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순천 평생학습축제도 열려=20일까지 순천만 등 순천시 일원에서는 다양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는 제7회 전국 평생학습축제가 열린다. 교과부와 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가 주최하고 순천시와 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한다. 이번 축제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성인들의 꾸준한 자기계발과 평생학습의 중요성, 배움의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평생학습마을, 문화어울림마을, 오감즐김마을, 생태체험마을, 책마을 등 주제별로 꾸며진 전시공간에서는 누구나 다양한 놀이와 학습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어린이 영어동극, 청소년 댄스, 실버댄스 공연과 미래 우주항공 체험관, 환경사진 전시회도 있다.
55세 국문과 여대생, 자격증만 12개
“수필 쓰는 게 꿈 … 공부하길 잘했죠”
개인 대상 이해선씨
시집·장가 보낸 1남1녀 자녀를 둔 주부 이해선(55·전북 군산시·사진)씨는 군산대 국어국문학과 졸업반 학생이다. 그는 자격증을 12개나 딴 ‘자격증 여왕’이다. 한자급수자격검정 준1급·한자혼용국어실력평가 2급·워드프로세서 2급은 물론이고 독서지도사자격증, 한자지도사자격증, 한문지도사자격증까지 있다. 평소 오전 9시20분쯤 집에서 나와 학교 수업을 듣고 밤 11시까지 군산대 평생교육원에서 공부한 덕분이다.
이씨는 왜 자격증 욕심이 많은 걸까. “처음엔 뒤늦은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될까 해서 땄어요. 막상 대학생이 되니 졸업 후를 생각했어요. 12월부터 형편이 어려워 학원에 못 다니는 애들을 가르치려는데 지도사 자격증이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새 삶의 의욕에 넘치는 이씨도 1999년, 46세의 나이로 공부를 시작할 때는 어려움이 많았다. 자녀를 대학에 보내고 난 후 늘 원했던 공부를 시작할 수 있게 됐지만 결심이 쉽지는 않았다. 초등학교 졸업 후 집안일을 돌보다 결혼해 주부로만 지내왔기 때문이다. “처음엔 공부 안 했다는 걸 드러내기 싫어 망설였어요. 하지만 한없이 숨기고 살 수는 없잖아요. 그걸 박차고 공부하니 배우는 게 즐거워 ‘정말 공부하길 잘했구나’ 생각해요.”
이씨는 자신과 같은 늦깎이 학생을 위한 학교인 전북 도립여성 중·고를 다녔다. 공부에 매진한 끝에 ‘군산대 2005학번’이 됐다.
어려움도 많았다. 건강이 안 좋아 2001년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자궁 관련 수술을 받았다. 고교 때는 수술 후유증으로 수업 듣는 것도 힘들었다. 대학에서는 어린 학생들 틈에서 원어민과 대화하는 영어 회화가 제일 어려웠다.
“아이들이 ‘누님’ ‘언니’ 하면서 도와줬어요. 통역도 해주고요.” 시청 공무원 출신인 남편도 든든한 후원자였다. 지난해 11월에는 경사가 났다. 문화관광부와 민족문학작가회가 주최한 ‘아시아·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 백일장 대회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어릴 때부터 꿈꾸던 수필가의 꿈에 다가선 것이다.
“등장인물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야 했어요. 어렸을 때 여성 속옷 브래지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 겪었던 에피소드가 생각나더군요. 그게 신선했나 봐요. 대학생들과 겨뤘는데 나이 많은 게 도움이 된 거죠.”
17일 이씨가 상을 받는 자리에는 동료 주부 10여 명도 함께했다. 이씨는 ‘늦공부’ 하는 이들에게 말했다. “나이 먹은 사람들은 눈으로만 읽어서는 안 돼요. 손으로 계속 써야 해요. 그래야 기억이 남아요. 포기하면 안 돼요.”
백일현 기자
학습동아리 대상 참색내기
‘참색내기’는 대구의 천연염색 동아리다. 양파 껍질이나 연잎 등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의 자연색을 그대로 살린 염색에 푹 빠진 사람들이다. 회원 대부분은 50~60대 가정주부와 노인. 하지만 배움의 열정만큼은 무지갯빛 염료처럼 선명하다.
참색내기는 2004년 대구 농업기술센터에서 3·6개월 과정의 천연염색 강좌를 들은 염색 초보자 12명에서 출발했다. 강좌가 끝났는데도 ‘더 배우고 싶다’며 수강생들이 열정을 보여 강사였던 김영숙(55·사진)씨가 동아리 회장으로 나섰다.
작업장은 농업기술센터의 지하식당 한 편을 빌려 마련했다. 임대료는 김 회장이 농업기술센터의 정규 강좌를 더 맡는 것으로 대신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김 회장의 지도를 받으며 실력을 키웠다. 그 사이 회원 수는 75명으로 늘었다.
이들의 활동은 재미로만 그치지 않았다. 2006년 참색내기의 정기 전시회에 들른 대구 시장의 제안으로 넥타이·머플러 등을 대구시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충남도청에서도 요청이 왔다. 고급스러운 빛깔로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인기 만점 선물로 자리를 굳혔다.
올 3월 대구 섬유박람회 때는 미국인 의류 디자이너가 옷감을 구입하면서 극찬했다. 수입(연간 1000여만원)은 회원들이 똑같이 나눴다. 김 회장은 “염색을 통해 인생의 2막을 여는 것 같아 즐겁다”고 했다.
박수련 기자
교육기관·단체 대상 이성초등학교
전북 완주군 이서면 이성리에 있는 이성초등학교(교장 서기봉· 57·사진)는 지난해까지 전교생이 25명에 불과했다.
올 10월 현재 학생 수는 114명. 폐교 위기에 몰렸던 학교가 1년 사이 학생 수가 92명이나 늘었다. 그 비결은 지난해 3월 시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었다.
“농촌에 젊은 부부가 적다 보니 학생 수가 계속 줄었어요. 그래서 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죠. 학생들에게는 바둑이나 바이올린 같은 특성화 교육을, 학부모에게는 요리교실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했어요.”
이 학교 김옥형(44) 평생교육부장의 말이다. 교육 프로그램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1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전주 등지에서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가 생겼다. 학부모 76명도 직접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주민들을 위해 건강교실과 안무 댄스, 난타교실도 열었다. 외부 강사 비용은 교육과학기술부나 전북 교육청 등에 지원을 신청해 해결했다. 동창회 회원 300여 명도 힘을 보탰다.
서기봉 교장과 교사 13명은 똘똘 뭉쳤다. 서 교장은 지난해 부임한 뒤 주민들을 대상으로 석 달 동안 원하는 프로그램을 사전 조사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서 교장은 “폐교 위기에 처했지만 어떻게든 찾아오는 학교, 누구나 배울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백일현 기자
기초자치단체 대상 용인시
“용인 시민 여러분, 시청 1층 ‘러닝 가든’(학습 정원)으로 놀러 오세요.”
경기도 용인시청 학습 정원에 가면 용인시(시장 서정석 ·사진)에 있는 평생교육기관 236곳이 운영하는 학습 프로그램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프로그램 내용과 비용에 관한 무료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뭔가 배우고 싶어도 무엇을, 어디에 가야 배울 수 있는지 정보가 부족한 시민들을 위한 용인시의 원스톱 서비스다.
다음달부터는 일일 체험학습 교실도 문을 연다. 시민들에게 하루 동안 자신의 적성과 취미에 맞는 강좌인지 체험해볼 기회를 주는 것이다.
용인시는 수요자 중심 평생학습 환경을 마련한 성과를 인정받아 기초자치단체 부문 대상을 받았다. 용인시가 운영하는 시민대학은 평생학습 도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문화관광 해설사·문해교육 지도사·학습 매니저·평화교육 강사 양성 과정을 통해 지역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배출했다. 학습 정원에서 활동하는 상담사들은 이 시민대학을 졸업한 시민이다. 평화교육 강사 과정을 마치면 용인시 초·중·고나 시민단체에서 평화교육 강사로 뛸 수 있다.
박선경 용인시 평생교육사는 “지역에 흩어져 있는 평생학습 정보를 통합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도시의 평생학습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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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교육부 주최, 중앙일보 주관
“공부, 아름다운 도전 … 늦은 시작은 없어요”
제5회 평생학습대상 시상식이 17일 전남 순천시 순천대 70주년 기념관에서 열렸다. 수상자들이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앞줄 가운데), 박인주 평생교육진흥원 원장(앞줄 오른쪽에서 셋째), 박태욱 중앙일보 논설실장(앞줄 맨 왼쪽) 등 내빈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제공]
순천에서 시상식 나이·지역·장애를 극복하고 배움에 힘써 온 전국의 평생학습자들이 17일 전남 순천시에 모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순천대 70주년 기념관에서 제5회 평생학습대상 시상식을 열었다. 행사가 지방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2003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순천시는 평생학습을 이끌어 온 점을 인정받았다.
평생학습대상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중앙일보와 대한상공회의소·평생교육진흥원·한국교육학회·한국직업능력개발원·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가 공동 주관했다. 수상자는 6개 부문으로 나눠 선정했다. ▶개인학습자 ▶성인교육자 ▶학습동아리 ▶교육기관 및 단체 ▶대학 및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 ▶기초자치단체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46세에 공부를 다시 시작해 10년 만인 내년 2월 학사모를 쓰게 되는 주부 이해선(55)씨를 포함해 평생학습에 힘써 온 15명(기관 포함)이 대상과 우수상을 받았다.
시상식에서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자기계발을 하고 평생학습사회 구현에 솔선수범해 준 수상자들의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정부도 인재 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꼭 필요한 평생학습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박인주 평생교육진흥원 원장, 윤정일 한국교육학회 회장, 구관서 한국교육방송공사 사장, 권대봉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최운실 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 회장, 박태욱 중앙일보 논설실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순천 평생학습축제도 열려=20일까지 순천만 등 순천시 일원에서는 다양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는 제7회 전국 평생학습축제가 열린다. 교과부와 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가 주최하고 순천시와 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한다. 이번 축제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성인들의 꾸준한 자기계발과 평생학습의 중요성, 배움의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평생학습마을, 문화어울림마을, 오감즐김마을, 생태체험마을, 책마을 등 주제별로 꾸며진 전시공간에서는 누구나 다양한 놀이와 학습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어린이 영어동극, 청소년 댄스, 실버댄스 공연과 미래 우주항공 체험관, 환경사진 전시회도 있다.
55세 국문과 여대생, 자격증만 12개
“수필 쓰는 게 꿈 … 공부하길 잘했죠”
개인 대상 이해선씨
시집·장가 보낸 1남1녀 자녀를 둔 주부 이해선(55·전북 군산시·사진)씨는 군산대 국어국문학과 졸업반 학생이다. 그는 자격증을 12개나 딴 ‘자격증 여왕’이다. 한자급수자격검정 준1급·한자혼용국어실력평가 2급·워드프로세서 2급은 물론이고 독서지도사자격증, 한자지도사자격증, 한문지도사자격증까지 있다. 평소 오전 9시20분쯤 집에서 나와 학교 수업을 듣고 밤 11시까지 군산대 평생교육원에서 공부한 덕분이다.
이씨는 왜 자격증 욕심이 많은 걸까. “처음엔 뒤늦은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될까 해서 땄어요. 막상 대학생이 되니 졸업 후를 생각했어요. 12월부터 형편이 어려워 학원에 못 다니는 애들을 가르치려는데 지도사 자격증이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새 삶의 의욕에 넘치는 이씨도 1999년, 46세의 나이로 공부를 시작할 때는 어려움이 많았다. 자녀를 대학에 보내고 난 후 늘 원했던 공부를 시작할 수 있게 됐지만 결심이 쉽지는 않았다. 초등학교 졸업 후 집안일을 돌보다 결혼해 주부로만 지내왔기 때문이다. “처음엔 공부 안 했다는 걸 드러내기 싫어 망설였어요. 하지만 한없이 숨기고 살 수는 없잖아요. 그걸 박차고 공부하니 배우는 게 즐거워 ‘정말 공부하길 잘했구나’ 생각해요.”
이씨는 자신과 같은 늦깎이 학생을 위한 학교인 전북 도립여성 중·고를 다녔다. 공부에 매진한 끝에 ‘군산대 2005학번’이 됐다.
어려움도 많았다. 건강이 안 좋아 2001년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자궁 관련 수술을 받았다. 고교 때는 수술 후유증으로 수업 듣는 것도 힘들었다. 대학에서는 어린 학생들 틈에서 원어민과 대화하는 영어 회화가 제일 어려웠다.
“아이들이 ‘누님’ ‘언니’ 하면서 도와줬어요. 통역도 해주고요.” 시청 공무원 출신인 남편도 든든한 후원자였다. 지난해 11월에는 경사가 났다. 문화관광부와 민족문학작가회가 주최한 ‘아시아·아프리카 문학 페스티벌’ 백일장 대회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어릴 때부터 꿈꾸던 수필가의 꿈에 다가선 것이다.
“등장인물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야 했어요. 어렸을 때 여성 속옷 브래지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 겪었던 에피소드가 생각나더군요. 그게 신선했나 봐요. 대학생들과 겨뤘는데 나이 많은 게 도움이 된 거죠.”
17일 이씨가 상을 받는 자리에는 동료 주부 10여 명도 함께했다. 이씨는 ‘늦공부’ 하는 이들에게 말했다. “나이 먹은 사람들은 눈으로만 읽어서는 안 돼요. 손으로 계속 써야 해요. 그래야 기억이 남아요. 포기하면 안 돼요.”
백일현 기자
학습동아리 대상 참색내기
‘참색내기’는 대구의 천연염색 동아리다. 양파 껍질이나 연잎 등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의 자연색을 그대로 살린 염색에 푹 빠진 사람들이다. 회원 대부분은 50~60대 가정주부와 노인. 하지만 배움의 열정만큼은 무지갯빛 염료처럼 선명하다.
참색내기는 2004년 대구 농업기술센터에서 3·6개월 과정의 천연염색 강좌를 들은 염색 초보자 12명에서 출발했다. 강좌가 끝났는데도 ‘더 배우고 싶다’며 수강생들이 열정을 보여 강사였던 김영숙(55·사진)씨가 동아리 회장으로 나섰다.
작업장은 농업기술센터의 지하식당 한 편을 빌려 마련했다. 임대료는 김 회장이 농업기술센터의 정규 강좌를 더 맡는 것으로 대신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김 회장의 지도를 받으며 실력을 키웠다. 그 사이 회원 수는 75명으로 늘었다.
이들의 활동은 재미로만 그치지 않았다. 2006년 참색내기의 정기 전시회에 들른 대구 시장의 제안으로 넥타이·머플러 등을 대구시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충남도청에서도 요청이 왔다. 고급스러운 빛깔로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인기 만점 선물로 자리를 굳혔다.
올 3월 대구 섬유박람회 때는 미국인 의류 디자이너가 옷감을 구입하면서 극찬했다. 수입(연간 1000여만원)은 회원들이 똑같이 나눴다. 김 회장은 “염색을 통해 인생의 2막을 여는 것 같아 즐겁다”고 했다.
박수련 기자
교육기관·단체 대상 이성초등학교
전북 완주군 이서면 이성리에 있는 이성초등학교(교장 서기봉· 57·사진)는 지난해까지 전교생이 25명에 불과했다.
올 10월 현재 학생 수는 114명. 폐교 위기에 몰렸던 학교가 1년 사이 학생 수가 92명이나 늘었다. 그 비결은 지난해 3월 시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었다.
“농촌에 젊은 부부가 적다 보니 학생 수가 계속 줄었어요. 그래서 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죠. 학생들에게는 바둑이나 바이올린 같은 특성화 교육을, 학부모에게는 요리교실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했어요.”
이 학교 김옥형(44) 평생교육부장의 말이다. 교육 프로그램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1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전주 등지에서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가 생겼다. 학부모 76명도 직접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주민들을 위해 건강교실과 안무 댄스, 난타교실도 열었다. 외부 강사 비용은 교육과학기술부나 전북 교육청 등에 지원을 신청해 해결했다. 동창회 회원 300여 명도 힘을 보탰다.
서기봉 교장과 교사 13명은 똘똘 뭉쳤다. 서 교장은 지난해 부임한 뒤 주민들을 대상으로 석 달 동안 원하는 프로그램을 사전 조사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서 교장은 “폐교 위기에 처했지만 어떻게든 찾아오는 학교, 누구나 배울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백일현 기자
기초자치단체 대상 용인시
“용인 시민 여러분, 시청 1층 ‘러닝 가든’(학습 정원)으로 놀러 오세요.”
경기도 용인시청 학습 정원에 가면 용인시(시장 서정석 ·사진)에 있는 평생교육기관 236곳이 운영하는 학습 프로그램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프로그램 내용과 비용에 관한 무료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뭔가 배우고 싶어도 무엇을, 어디에 가야 배울 수 있는지 정보가 부족한 시민들을 위한 용인시의 원스톱 서비스다.
다음달부터는 일일 체험학습 교실도 문을 연다. 시민들에게 하루 동안 자신의 적성과 취미에 맞는 강좌인지 체험해볼 기회를 주는 것이다.
용인시는 수요자 중심 평생학습 환경을 마련한 성과를 인정받아 기초자치단체 부문 대상을 받았다. 용인시가 운영하는 시민대학은 평생학습 도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문화관광 해설사·문해교육 지도사·학습 매니저·평화교육 강사 양성 과정을 통해 지역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배출했다. 학습 정원에서 활동하는 상담사들은 이 시민대학을 졸업한 시민이다. 평화교육 강사 과정을 마치면 용인시 초·중·고나 시민단체에서 평화교육 강사로 뛸 수 있다.
박선경 용인시 평생교육사는 “지역에 흩어져 있는 평생학습 정보를 통합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도시의 평생학습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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