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학부 전체 사이트맵

자료실

모두가 함께 하는 세상, 모두가 꿈꾸는 세상

사회복지학부

자원봉사론 후기

소방행정학과 122351 이수인/마음의 양식이 채워지는 소리.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이수인
댓글 0건 조회 557회 작성일 12-11-06 23:09

본문

날이 점점 차지고 가로수 낙엽들이 하나둘 떨어지는 이 때, 오늘도 새로운 마음으로 길을 나서는 이 두 발걸음이 왠지 모르게 설렘과 기쁨으로 가득하다.

한 달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 다면 긴 이 시간 동안 집 문 앞을 나서는 이 시간이 설레고 새롭다. 오늘도 날 보고 상냥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실 어르신들을 생각하니 흥이 절로 난다.

그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 어르신들은 그들만의 규칙이 있었고 패턴이 있었다. 교수님께서 당부하셨던 말씀 중에 혹시나 우리의 배려가 그분들에게 피해가 될까 걱정스러웠다. 일주일 이주일 그렇게 상황이라는 그 도화지 속에 나는 적응이라는 색연필로 채워갔고 어느덧 밑그림이 채워져 있었다.

오전 9시. 어르신들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한 이 시간, 검정 고무줄로 머리를 단단히 묶고 다시 한 번 옷을 추스르고 일층으로 내려간다. 하나 둘 차들이 도착하고 오늘도 왔냐는 어르신들의 웃음 섞인 안부에 따뜻하게 손을 한번 다시 잡아드리며 대답을 대신한다.

오전 10시. 삼삼오오 어르신들을 불러 모아 체조를 시작하는 이 시간, 어르신들의 얼굴과 실내 안은 활기로 가득 찬다. 옆에 있는 의자를 가리키며 같이 하자는 말씀에 기다렸다는 듯 자리를 잡고 서로 손을 잡으며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한다.

일층에 자리 잡은 병원에 진료를 기다리시는 어르신들의 표정이 하나 같이 어두우시다. 걱정을 그나마 덜어 드리고자 두 어깨를 주물러드리고 웃음 섞인 농담과 대화로 분위기를 풀어본다.

오전 11시 30분. 식사를 시작하기 전, 한 분 한 분 정성스레 물을 준비하고 식사가 불편한 분들 옆에 앉아 반찬을 집어 드린다. 식사가 끝난 후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복도에 나가 기분 좋게 운동을 시작한다. 자신의 손을 잡고 총총 따라가는 손녀가 기특하고 고마우셨는지 주머니 깊숙이 있던 백 원을 꺼내 율무차를 뽑아주신다. 덩달아 가슴 한 구석이 찡하고 감사할 뿐이다.

오후 3시. 치매라는 그 두 글자 앞에 무너지는 세월이라…. 집에 가시겠다고 화를 내시는 어르신 앞에 퍼즐조각을 들고 잊혀 진 기억을 채우기라도 하듯 한 조각 한 조각 맞춰 내려가 본다. 어느 새 기분이 풀리신 어르신께 간식을 챙겨 드리고 옆에 앉아 재잘재잘 이야기 꽃을 피워간다.

오후 4시. 어르신들의 옷을 챙겨 입혀드리고 한 분 한 분 차로 모시고가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눈다. 오늘도 고마웠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다음 주에 또 뵙자는 아쉬움을 남기며 다시 한 번 해맑게 두 손을 머리위로 흔들어 보인다.

오후 5시. 텅 빈 병동 안을 어르신들의 얼굴 한 분 한 분을 떠올리며 청소기와 물걸레질을 시작한다. 어르신들이 보다 더 쾌적하고 좋은 환경에서 쉬실 수 있게 힘찬 물걸레질은 멈출 수 없다. 한 숨 돌리려 넣어본 주머니 안에 어르신이 간식 시간에 몰래 주신 요구르트가 만져진다. 하루 동안의 고됨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순간이다.

일주일 두 번 한 달 평균 여덟 번. 아직 채 핏기가 가시지 않은 여리 디 여린 스무 살 마음 속에 따뜻함과 도서관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그 무언 가가 차곡차곡 쌓여 감을 느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