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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론 후기

사회복지학부/20182681/이가영/인생의 모토를 만들어준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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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가영
댓글 0건 조회 160회 작성일 19-12-1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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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봉사 후기도 저번과 마찬가지로 굿네이버스 기관에서 경험했던 일들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고 굿네이버스 기관에 가자 가족 그림편지 쓰기 대회의 수상 준비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시험으로 인해 2주 정도 기관에 못 가는 동안 우수작 엄선 작업이 진행되어 이번 가족 그림편지 쓰기 대회에 참가하는 아이들의 작품을 볼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그 대신 가족 그림편지 쓰기 대회를 통해 해외 아동을 후원하고자 아이들이 그림편지와 함께 보내온 후원금들을 계수하는 작업을 도왔습니다. 후원금을 은행으로 보내기 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절차로 일일이 돈을 계수 했는데 별거 아닌 일로 느껴졌으나 여간 힘든일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웅크린 채 각 유치원에서 보내온 후원금이 얼마인지 기록하는데 오랜 시간 구부정한 자세를 유지하다 보니 허리도 아프고, 종이에 베이기도 했습니다. 매번 자원봉사를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모든 봉사는 사람의 노력과 수고가 동반된다는 점입니다. 그렇지만 이 일로 인해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 헛된 노력과 수고가 아니라는 점 또한 느끼게 됩니다.

굿네이버스 광주전남본부에서는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광주와 전남권에 있는 초등학교에 굿네이버스에서 준비한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의 내용이 담긴 키트를 보내고, 이 키트를 이용한 선생님들의 지도로 하여금 학교 폭력을 예방할 수 있게끔 하는 캠페인이었습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여러 초등학교에 보낼 키트를 준비하는 일을 했습니다. 마치 굿네이버스 직원이 된 것처럼 사무실 안에서 컴퓨터 앞에 읹아 엑셀을 이용해 키트를 전달할 초등학교를 나열하고, 해당 초등학교의 학년별 학급수, 학생 수를 정리했으며, 그에 따라 배송할 키트의 수도 정리했습니다. 자원봉사론 수업 시간에 자원봉사를 통해 미래에 사회복지사가 되어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이 적합할지 알 수 있다는 내용을 배웠는데, 이 날의 봉사 활동을 생각하니 그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이렇게 정리한 서류를 출력한 것을 토대로 각 학교에 보낼 키트를 담을 상자들을 일일이 접는 일도 하게 되었습니다. 광주에 있는 초등학교뿐 아니라 전남권에 있는 초등학교까지에도 보낼 키트를 준비하다 보니 12월 4일, 5일, 6일이렇게 3일을 연속으로 자원봉사를 하러 기관을 들렸지만 끝내 다 마무리하지 못했습니다. 너무 아쉬웠습니다. 처음에 시작하기 전에는 너무 많은 수량에 하기 싫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하다 보니 얼마 남지 않은 양에 열정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상자도 접고 각 학교에 보내야 할 키트들도 수 맞춰서 넣고 테이프로 포장하는 일도 했습니다. 단순 업무이고 하루에 4시간씩 밖에 안 해서 저에게 그렇게 큰 일과가 아님에도 그 잠깐 동안 몸을 움직였다고 또 힘들었습니다. 이런 일들을 생업으로 삼아 생계를 위해 하루에 8-10시간씩 하는 사람들의 노고는 얼마나 클지 생각이 들던 하루였습니다.

매번 같이 자원봉사론 수업을 듣는 친구와 함께 봉사하러 갔었는데, 하루는 어쩌다 혼자 봉사하러 가게 된 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관에 도착하자 직원분들께서 모두 외근에 나가시고 사무실에 대리님 혼자 남아 계셨습니다. 제가 기관에 막 도착했을 때에 대리님께서도 기관을 떠나 곧 외근에 나가셔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날은 원래 자원봉사자를 받지 않는 날이었는데 제 불찰로 그 연락을 확인하지 못하고 기관에 가버렸던 것입니다. 대리님께서는 쌓인 업무에 정신이 없으셨던 와중에도 먼 길을 봉사하러 왔다며 저를 챙겨주셨습니다. 사무실에 남아 봉사할 수 없었던 저를 대리님의 외근 일정에 데리고 다니시며 제 인생에 잊지 못할 경험을 만들어주셨습니다. 굿네이버스에서 주말에 해외 아동 결연 캠페인을 진행할 장소에 가 사전답사하는 것을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쪽에 있는 하늘마당에서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하셨습니다. 하늘마당에 도착할 때까지도 제 불찰로 인해 대리님의 일정에 차질이 생기게 해 너무나도 죄송해서 계속 눈치를 보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었는데 그런 제가 마음에 걸리셨는지 "하늘마당이 어딘지도 몰랐는데 가영 씨 덕분에 길을 헤매지 않고 무사히 사전답사할 수 있었어요. 가영 씨가 같이 와줘서 너무 도움이 됐어요."라며 말씀해주셨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캠페인 장소 사전답사가 끝나고는 굿네이버스에서 진행하는 사랑의 난방비 지원 사업에 신청한 클라이언트의 사례관리를 위해 클라이언트의 집에 방문해 면접하는 일도 대리님과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대리님의 조수가 되어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옆에서 지켜보게 되었는데 대리님의 사회복지 전문가적인 모습이 너무나 존경스러웠습니다. 굿네이버스 기관 안에서 대리님은 항상 자원봉사자들에게 농담도 던지시고 친근하게 다가와 주시곤 하셨는데 클라이언트와 면접을 진행하고 계시는 대리님의 모습은 어딘가 달라 보이셨습니다. 클라이언트에게 친절한 태도와 클라이언트가 편안히 자신의 얘기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는 모습, 클라이언트의 말에 경청하며 공감하는 반응도 보여주시고, 정말 전공 수업에서 배우는 사회복지사의 면담 기술과 태도의 정석이라고 느낄 정도로 멋져 보였습니다. 제가 나중에 사회복지사가 되어 클라이언트를 상담, 면접하게 된다면 꼭 대리님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전문적으로 클라이언트와 대면하는 모습을 태어나서 처음 보게 된 날이었는데 정말 제 기억 속에서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리님의 차로 이곳저곳 이동하는 중에 적막한 차 속에서 대리님께서 아무것도 못하는 저를 보시곤 계속 대화도 걸어주셨습니다. 그에 감사해 저도 용기를 내어 고민 상담을 해도 되냐고 여쭈어봤는데 흔쾌히 응해주셔서 또 감사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많이 고민했던 것인데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사가 되어 클라이언트 등 많은 사람들을 대면하게 될 텐데 제 성격 탓에 그게 무섭게 느껴지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또 클라이언트와 면접하거나 상담할 때 클라이언트의 문제 환경에 너무 깊게 이입해 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할 것 같은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여쭤보았습니다. 대리님께서는 제 질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주시고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대리님의 대학교 시절과 사회생활 초년기 때의 경험을 말씀해주셨습니다. 대리님께서도 학생 때 그런 걱정을 하셨던 것 같다고, 그런데 그것들을 직업으로 인식하고 마주하게 된다면 잘 할 수 있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대리님께서 해주신 진솔한 답변 덕에 사회복지학부에 진학하고서부터 쭉 고민해왔던 것들이 어느 정도 부담이 줄고 사회복지사가 되면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들게 되었습니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라는 책을 읽고 내 삶에도 스승님이 생길까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이 날 이후 대리님을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참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자원봉사론을 듣게 되어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봉사 시간 30시간을 채우기 위해 평소보다 많이 자원봉사를 하러 가게 되었고, 자원봉사론을 듣기 전처럼 일주일이나 이 주일에 한 번씩 봉사를 하러 갔다면 이러한 경험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위에서 언급했던 일화들은 나중에 사회복지사가 되었을 때에도 두고두고 떠올리게 될 경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배울 수 있었고, 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저의 적성에 맞는 일은 역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오고 가는 상호작용이 있는 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 되었고, 사회복지학부에 진학하게 된 것이 참 잘 한 일이구나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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