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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론 후기

문헌정보학과/20192272/이수아/ 봉사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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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수아
댓글 0건 조회 179회 작성일 19-05-08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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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아/20192272/문헌정보학과

 3월 25일, 동구 소재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했을 때는 자원봉사자 선생님들께서 이미 아이들을 맡아 학습지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저는 1학년 여자아이의 수학 학습지도를 맡았는데, 아직 수의 개념이 부족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하는 데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어찌나 아이가 수학 문제를 풀기 싫어하던지 다른 방으로 도망치는 걸 다독이며 지정된 학습량을 마치게 하느라 진땀을 뺐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에는 3학년과 6학년 학생들의 학습지도를 맡았습니다. 여학생들은 그나마 잘 따라주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6학년 남학생은 문제를 풀다가도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책상에 엎드리는 등 학습 태도가 바르지 않아서 가르치는 데 힘이 들었습니다. 이 6학년 남학생에게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그저 막막하기만 했었습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그렇게 아이들 몇 명을 학습지도 해주다 보니,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가 있었습니다.

  저학년일수록 자기 의사 표현을 말로 명확히 하지 못하고 대화를 할 때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면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소통이나 학습지도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머리가 좀 굵어진 고학년하고는 어느 정도 기싸움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새삼 초등학교 선생님들께 존경심이 더욱 생겨났습니다. 저는 정해진 몇 시간만 아이들을 지도하면 되지만, ‘선생님’은 매일 맡은 학급 전체를 책임지고 지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도 공부하기 싫다고 칭얼대는 많은 아이들을 관리하시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루는 1학년 학생의 공부를 봐주기로 했는데, 그사이 친해진 여자아이들이 같이 놀이터 가자면서 양팔을 잡고 보채는 바람에 얼떨결에 보호자로 끌려갔습니다. 근처 놀이터를 향해 아이들은 신나서 소리 지르며 뛰어갔습니다. 제 솔직한 심정으로는 주민들이 아이들에게 시끄러우니 조용히 하라고 소리칠까봐 걱정도 되고 저렇게 뛰다가 넘어지면 어떡하지? 싶었습니다.

  놀이터에 도착하고 온몸으로 애들하고 놀아줬습니다. 철봉과 구름사다리에 매달리는 아이들이 부탁하면 들어 올려주고, 다리를 잡아주는 등. 그러면서도 아이들끼리 혹여나 다툼이 발생하지는 않는지 잘 지켜봤습니다.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아이들이 하나둘씩 집으로 간다고 해서 조심히 가라고 당부의 말과 함께 배웅했습니다. 남은 아이들은 그렇게 놀고도 지치지도 않는지 쌩쌩한데 저는 서서히 체력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해질 무렵 여자애들이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아이들끼리만 보내기에는 위험할 것 같아, 남아서 놀고 있는 애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4학년 남자애에게 그동안 짐이랑 애들 좀 지켜봐달라고 부탁하고 여자애들을 데리고 근처 교회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화장실에서 나온 애들 손 씻게 하고, 아이들의 조잘거림을 들어주면서 놀이터로 돌아왔습니다. 날이 어둑어둑해지니 애들이 밤늦게 혼자 다니기에는 많이 위험할 것 같았습니다. 아까 벗어뒀던 코트가 사라진 상태여서 순간 누군가 훔쳐간 줄 알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아동센터로 돌아가니, 다행히도 아까 부탁했던 4학년 남자아이가 가져다 놓았었습니다. 제 부탁을 잘 들어준 것에 대해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이미 집으로 간 뒤여서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나머지 시간에는 3학년 여자애가 듣고 싶다고 했던 ‘비타민’ 노래를 틀어주었습니다. 2, 3학년 아이들이 노래에 맞춰서 춤을 추는데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이래서 아이들이 때론 나를 속상하게 하더라도 미워할 수 없나 봅니다. 3학년 아이에게 어떻게 배웠는지 물어봤더니 유튜브 영상을 보고 따라 했다고 말했습니다. 학교 방송 댄스부에 가입했다더니, 아이의 눈썰미가 정말 뛰어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상대하는 것에 대해 자신이 없어, 전공과 관련된 도서관에서 봉사하려고 했지만, 공공도서관에서는 서가 정리나 청소 외에 다른 일은 거의 시키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를 경험을 해보고자 지역아동센터로 봉사하기로 했습니다. 봉사 시작 전에 걱정을 엄청나게 했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제가 알지 못했던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역아동센터를 다니는 아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의도치는 않지만, 아이의 주변 환경에 대해 알게 됩니다. 그로 인해 관심 밖이었던 지역사회의 일면을 보고 느낄 수 있었고, 제가 사는 지역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역아동센터에 있는 동안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고, 말도 아이들의 언어형성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도록 고운 말을 쓰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7주 동안 봉사를 마치고 날 때마다,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미약하게나마 내가 지역아동센터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뿌듯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내가 알고 있던 지식을 활용해서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점이 참 좋습니다. 그럴 때면 내가 공부를 헛되이 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만큼, 더 쉽게 가르치고 이해시킬 수 있도록 저 역시 준비를 많이 해야겠다고 매번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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