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치료학과/20182421/김다미/고맙고, 또 고마워
페이지 정보

본문
-고맙고, 또 고마워-
자원봉사론 첫 이론 수업 날 자원봉사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됐고 그를 토대로 봉사할 기관을 찾았습니다. 평소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고 좋아했던 저는 아동 보육 시설 위주로 찾아보던 중 지산동에 있는 ‘일맥원’이라는 아동 보육 기관에 연락을 했습니다. 담당자분께 학교와 학과에 대해서 이야기하니 언제 몇시에 찾아오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이틀 후 수업이 끝난 오후,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일맥원으로 향했습니다. 도착 후 담당자분과 인사를 하고 빈 교실에 앉아 담당자분을 기다렸습니다. 이런 곳에서 하는 봉사가 처음이라 긴장이 잔뜩 됐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담당자분께서 신청서를 가지고 오셨고 제가 맡게 될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사랑반’에 있는 3살 남짓 되는 남자아이 다섯명이었습니다. 그곳에 있는 아이들은 모두 각자의 아픔이 있는 듯했습니다. 또한 봉사자가 부족하고 상황도 상황인지라 아이들이 언어발달에 있어 또래 아이들보다 느린데, 때마침 언어치료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 와줘서 정말 고맙고 다행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왠지 모를 책임감과 약간의 부담감이 밀려왔지만, 전공을 살려 아이들에게 최대한 도움이 됐으면 했습니다. 매주 금요일 3시부터 6시까지로 시간을 정하고 집에 가려고 하는 중 담당자분께서 지금 위에 아이들이 있는데 인사도 할 겸 보고 가는 게 어떠냐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아이들을 본다는 생각에 매우 설레고 들떠서 사랑반으로 올라갔습니다.
입구에서부터 풍겨오는 아기 냄새에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내 종아리 정도 오는 너무나도 어린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두 친구는 낯선 저에게 달려와 안겼고 다른 두 친구는 갑작스러운 저의 방문에 놀라서 울었고 나머지 한 친구는 눈을 감고 보육 선생님의 품에 고개를 푹 파묻어버렸습니다. 선생님은 제게 미소를 짓고는 아이들 하나하나 이름과 특성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먼저 낯을 잘 가리지 않는 준이와 진호, 그리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서준이와 민성이, 마지막으로 낯선 상황만 되면 눈을 꼭 감아버리고 우는 하빈이. 아직 너무나도 어리고 여려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도 모자랄 나이인데 각자의 사정으로 그곳에 모인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저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녁밥 먹을 시간이 됐고 오늘은 얼굴만 익힐 생각이었으니 저는 그만 가려고 일어났습니다. 제가 가려고 하자 준이와 진호가 엉엉 울었고 마음이 너무 아파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봉사가 끝난 후 집에 갈 때마다 있을 일인 것을 알기에 무거운 발걸음으로 사랑반을 나섰습니다. 다음날과 교수님께 아이들 놀이 활동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면담을 신청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4학년 선배와 연결을 시켜주시고 지금 센터에서 사용 중인 교구들을 흔쾌히 빌려주신다고 했습니다. 다행히도 바로 그 주부터 교구를 빌릴 수 있었고 금요일에 아이들을 생각하며 고른 교구들을 들고 일맥원으로 갔습니다. 두 번째로 아이들을 만나기 전 ‘내가 과연 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와 ‘되려 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런 걱정들을 뒤로하고 아이들을 만나러 사랑반에 갔습니다. 역시나 진호와 준이는 저에게 달려와 반겨주었고 나머지 아이들은 첫 만남 때와 똑같이 낯을 가렸습니다. 그러나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니 서준이와 민성이는 경계심을 풀고 저에게 다가와 줬습니다.
문제는 하빈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심각할 정도로 낯선 환경에 대해 적응하지 못하고 보육 선생님이 조금이라도 멀어지면 또다시 눈을 감고 엉엉 울어버려 어쩔 수 없이 하빈이를 제외한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 활동을 했습니다. 활동을 해보니 아이들 모두의 언어발달 상태가 또래 아이들보다 현저히 뒤처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보통 12개월쯤 아이들은 한 단어 산출은 해야 하는데 25개월 정도 된 아이들인데도 불구하고 한 단어 산출도 잘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아이들의 주의집중력도 떨어져 놀이 활동이라는 대목 자체도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주부터는 형식적인 교구가 아닌 그냥 아이들이 즉각 즉각 원하는 장난감 혹은 놀이를 함께 해주며 자연스럽게 발화를 유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정말 고맙게도 셋째 주부터 하빈이도 더 이상 저에게 낯을 가리지 않고 웃으며 다가와 줬고 아이들은 크게 말썽 피우지 않고 하루가 다르게 말이 늘어가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일맥원 봉사를 시작하고 난 뒤 길거리에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우리 사랑반 아이들이 생각나고 맛있는 것이나 예쁜 아기 옷을 보면 항상 사랑반 아이들이 먼저 생각났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봉사’라는 형식적인 것으로만 생각하고 무조건 내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줘야겠다 했던 생각들이 지금은 오히려 아이들 덕분에 매주 금요일 1시만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하루하루 아이들 생각에 행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원봉사론 수업 때문만이 아닌 진짜 내 마음에 우러나오는 그런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내일이면 또 아이들을 만나러 가게 되는데 벌써 기분이 좋습니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우리 하빈이 서준이 준이 진호 민성이 모두에게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자원봉사론 첫 이론 수업 날 자원봉사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됐고 그를 토대로 봉사할 기관을 찾았습니다. 평소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고 좋아했던 저는 아동 보육 시설 위주로 찾아보던 중 지산동에 있는 ‘일맥원’이라는 아동 보육 기관에 연락을 했습니다. 담당자분께 학교와 학과에 대해서 이야기하니 언제 몇시에 찾아오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이틀 후 수업이 끝난 오후,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일맥원으로 향했습니다. 도착 후 담당자분과 인사를 하고 빈 교실에 앉아 담당자분을 기다렸습니다. 이런 곳에서 하는 봉사가 처음이라 긴장이 잔뜩 됐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담당자분께서 신청서를 가지고 오셨고 제가 맡게 될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사랑반’에 있는 3살 남짓 되는 남자아이 다섯명이었습니다. 그곳에 있는 아이들은 모두 각자의 아픔이 있는 듯했습니다. 또한 봉사자가 부족하고 상황도 상황인지라 아이들이 언어발달에 있어 또래 아이들보다 느린데, 때마침 언어치료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 와줘서 정말 고맙고 다행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왠지 모를 책임감과 약간의 부담감이 밀려왔지만, 전공을 살려 아이들에게 최대한 도움이 됐으면 했습니다. 매주 금요일 3시부터 6시까지로 시간을 정하고 집에 가려고 하는 중 담당자분께서 지금 위에 아이들이 있는데 인사도 할 겸 보고 가는 게 어떠냐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아이들을 본다는 생각에 매우 설레고 들떠서 사랑반으로 올라갔습니다.
입구에서부터 풍겨오는 아기 냄새에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내 종아리 정도 오는 너무나도 어린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두 친구는 낯선 저에게 달려와 안겼고 다른 두 친구는 갑작스러운 저의 방문에 놀라서 울었고 나머지 한 친구는 눈을 감고 보육 선생님의 품에 고개를 푹 파묻어버렸습니다. 선생님은 제게 미소를 짓고는 아이들 하나하나 이름과 특성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먼저 낯을 잘 가리지 않는 준이와 진호, 그리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서준이와 민성이, 마지막으로 낯선 상황만 되면 눈을 꼭 감아버리고 우는 하빈이. 아직 너무나도 어리고 여려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도 모자랄 나이인데 각자의 사정으로 그곳에 모인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저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녁밥 먹을 시간이 됐고 오늘은 얼굴만 익힐 생각이었으니 저는 그만 가려고 일어났습니다. 제가 가려고 하자 준이와 진호가 엉엉 울었고 마음이 너무 아파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봉사가 끝난 후 집에 갈 때마다 있을 일인 것을 알기에 무거운 발걸음으로 사랑반을 나섰습니다. 다음날과 교수님께 아이들 놀이 활동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면담을 신청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4학년 선배와 연결을 시켜주시고 지금 센터에서 사용 중인 교구들을 흔쾌히 빌려주신다고 했습니다. 다행히도 바로 그 주부터 교구를 빌릴 수 있었고 금요일에 아이들을 생각하며 고른 교구들을 들고 일맥원으로 갔습니다. 두 번째로 아이들을 만나기 전 ‘내가 과연 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와 ‘되려 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런 걱정들을 뒤로하고 아이들을 만나러 사랑반에 갔습니다. 역시나 진호와 준이는 저에게 달려와 반겨주었고 나머지 아이들은 첫 만남 때와 똑같이 낯을 가렸습니다. 그러나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니 서준이와 민성이는 경계심을 풀고 저에게 다가와 줬습니다.
문제는 하빈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심각할 정도로 낯선 환경에 대해 적응하지 못하고 보육 선생님이 조금이라도 멀어지면 또다시 눈을 감고 엉엉 울어버려 어쩔 수 없이 하빈이를 제외한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 활동을 했습니다. 활동을 해보니 아이들 모두의 언어발달 상태가 또래 아이들보다 현저히 뒤처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보통 12개월쯤 아이들은 한 단어 산출은 해야 하는데 25개월 정도 된 아이들인데도 불구하고 한 단어 산출도 잘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아이들의 주의집중력도 떨어져 놀이 활동이라는 대목 자체도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주부터는 형식적인 교구가 아닌 그냥 아이들이 즉각 즉각 원하는 장난감 혹은 놀이를 함께 해주며 자연스럽게 발화를 유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정말 고맙게도 셋째 주부터 하빈이도 더 이상 저에게 낯을 가리지 않고 웃으며 다가와 줬고 아이들은 크게 말썽 피우지 않고 하루가 다르게 말이 늘어가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일맥원 봉사를 시작하고 난 뒤 길거리에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우리 사랑반 아이들이 생각나고 맛있는 것이나 예쁜 아기 옷을 보면 항상 사랑반 아이들이 먼저 생각났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봉사’라는 형식적인 것으로만 생각하고 무조건 내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줘야겠다 했던 생각들이 지금은 오히려 아이들 덕분에 매주 금요일 1시만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하루하루 아이들 생각에 행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원봉사론 수업 때문만이 아닌 진짜 내 마음에 우러나오는 그런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내일이면 또 아이들을 만나러 가게 되는데 벌써 기분이 좋습니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우리 하빈이 서준이 준이 진호 민성이 모두에게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 이전글언어치료학과/20181922/임은송/사랑해, 아가들 19.05.07
- 다음글심리학과/20181496/정수민/안녕, 만나서 반가워. 19.05.0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