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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론 후기

간호학과/171215/황채원/모든 상황에서 배울 점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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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채원
댓글 0건 조회 331회 작성일 17-11-0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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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봉사한 곳은 인구보건복지협회 광주전남지회 가족보건의원이라는 곳이었다. 날씨가 쌀쌀해져가는 9월부터 예방접종 시즌이 시작되었고 이를 도울 봉사자들을 모집한 것이다. 자원봉사론 수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어떤 봉사를 해야 그저 학점을 채우는 게 아닌, 나에게 도움 되는 봉사를 할 수 있을까, 내 진로에 도움 될 봉사는 없을까하는 고민과 간호사가 된 후 보건소를 목표로 가지고 있던 나에게  보건소에서 봉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그 환경을 관찰하고 적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되었다. 첫날 내가 맡게 된 역할은 예방 접종자 분들을 안내해 드리는 일이었다. 예방접종 말고도 다른 일로 오신 분들도 계셔서 그분들을 구별하여 다른 곳으로 안내해 드렸어야 하는데 그저 방향만 알려드리면 되는 일이었기에 별로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관계자분들께서 의자와 먹을 것을 건네주시면서 편히 하시라고 해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편하게 해버리고 왔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간 날. 나는 1층에서 체온을 재고 소견서 쓰는 것을 안내해 드리는 일을 맡았다. 맡은 역할이 환자분들과 더 가까운 만큼, 환자분들은 소견서를 쓰는 것에 대해, 예방 접종을 하는 것에 대해 나에게 많은 질문을 하였지만 나는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옆에 계시던 선생님께 계속 여쭐 수밖에 없었다. 아직 1학년 이긴 하지만, 배운 내용도 제대로 대답 못하는 내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예방 접종 전에 체온을 재야하는 것, 몇 살까지가 어린이인지, 임신 중 예방 접종을 해도 되는지 등 환자분들이 물어보시는 것은 다양했고 내가 모르는 것은 너무나 많았다.
그러던 어느날 예방 접종을 막 시작하던 아침, 한 부부가 병원으로 잔뜩 화가 난 채로 들어왔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소리와 욕을 질렀고 나에게 와서는 병원 원장이 어디있냐고 물었다. 원장님이 누구인지도 모를뿐더러 그 부부의 태도에 겁먹은 나는 그저 눈만 도르르 굴리며 어쩔 줄을 몰라하였고 부부는 안내도 없이 무작정 윗층으로 올라갔다. 나중에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시기를 본인들이 먼저 왔는데 왜 차례도 정해진 것 없이 다른 사람이 먼저 진료를 받는 지에 대해 화가 난 것이었다. 딱히 차례없이 먼저 온 순서대로 환자를 진료하던 병원 시스템에 맞춰 행동한 나는 굉장히 당황스러웠고 그게 그렇게까지 화를 내며 몰아붙였어야 할 일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나중에 간호사가 되어 병원에서 근무하게 되면 이것보다 더한 사람들을 상대해야 된다는 생각에 울적해졌다.이런 상황도 제대로 대처 못하는 내가 간호사라는 직업을 견뎌낼 수 있을까, 앞으로 이런 사람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 하는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그러던 중 옛날에 봤던 인문학 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모든 상황에서 배울 점을 찾아라'

자괴감에 빠져있는 것보다는 배울 점을 찾아보자. 이런 생각이 퍼져나가면서 좀 더 긍적적으로 사고를 하기 시작해보았고 이렇게 직접 겪어보면서 다음에는 이런 상황들에 유연히 대처하는 단단해진 나 자신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기로 하였다. 그 생각을 하고나니 나는 내가 처한 상황에서 배울 점을 찾기 시작하였다. 선생님께서 환자분들을 대하는 태도, 말투, 행동을 따라할려고 노력했으며 환자분들의 질문에 답해주시는 내용을 귀담아 듣고 기억하도록 노력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는 아이들이 무서워하지 않도록 체온계가 치료 도구가 아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는 장난감 같은 것처럼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3과 예방 접종과 4과 예방 접종의 차이를 설명해드리고 내가 정확히 모르는 사실들은 진찰 시에 상담하면서 여쭙는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좀 더 부드럽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예방접종봉사는 11월 11일을 마지막으로 끝나게 된다. 마지막까지 나는 그 책의 구절을 되새기며 그 상황과 선생님뿐만 아니라 환자들에게서도 배울 점이 있지않을까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관찰하며 이 봉사를 뜻깊은 시간들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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