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학부/161570/김하은/익숙함 속에서 찾은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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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 속에서 찾은 즐거움
자원봉사를 가기로 한 기간이 어느덧 끝을 바라보고 있다. 늘 봉사를 하러 가던 센터지만 갈 때 마다 새로운 느낌도 들고, 아이들은 볼 때 마다 자라는 것 같다. 내가 봉사를 하러 간 센터는 고등학교 때부터 다니던 곳이라 아이들이 자라는 속도가 더 눈에 잘 보였던 것 같다. 초등학교 1학년이던 아이들이 벌써 내년이면 4학년이 된다니. 벌써 중학생이 되어서 나와 키가 비슷하거나 나보다 더 커진 아이들도 있다. 잠시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봉사를 가지 못 했다가 오랜만에 다시 센터를 찾았을 때는 그 짧은 시간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성격이 확 바뀐 아이도 있었다.
이번 학기에 다시 봉사를 시작하러 센터에 갔을 때는 예전에는 보지 못 했던 아이도 있었고, 더 이상 센터에 나오지 않는 아이도 있었다. 10월 초 센터에 갔을 때, 예전 봉사를 하러 왔을 때 있었던 아이들이 나를 알아봐줬을 때 느낀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처음 보는 아이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나를 흘깃거리며 ‘선생님 저 사람 누구에요?’ 했을 때 그 질문에 답해줬던 사람은 선생님이 아니라 나를 알아봐준 아이들이었다. 친구의 우리 수업 도와주러 온 선생님이라는 말에 바로 ‘선생님, 선생님’ 하며 웃어주던 아이들에게서 나는 뭔지 모를 쑥스러움을 느꼈다. 예전 처음 봉사를 시작했을 때도 그랬지만 내가 선생님이라는 말을 들어도 되는건가 싶기도 했고,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나에게 뭔지 모를 책임감을 느끼게 하기도 했다. 또 이번 학기에 봉사를 하면서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많이 익숙해졌고,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봉사를 하면서 내가 맡은 일은 아이들이 수업을 들을 때 같이 교실에 들어가서 수업을 진행하시는 것을 돕는 것이었다. 내가 봉사를 가는 날에는 각각 미술수업과 수학수업을 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미술수업을 더 좋아했다. 내가 느끼기에 수학수업보다 미술수업에서 아이들과 더 활발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작은 손으로 꼬물꼬물 열심히 종이접기를 하는 아이들이 귀여웠기 때문이다. 수업에 조금 늦게 참여한 아이들이 내가 알려주는 대로 열심히 종이접기를 하고, 다 접은 종이를 자랑해올 때면 미술학원 선생님을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이들은 거의 매일 하교길에 불량식품을 사서 손에 들고 오곤 했는데, 선생님들은 그 모습을 보며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겠냐며 웃으셨다. 불량식품이 몸에 좋지 않아서 아이들이 불량식품을 매번 사먹는 것을 말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항상 센터에 와서 가방을 내려놓고는 사온 불량식품을 몇 알 꺼내서 ‘선생님 드세요!’ 하고는 지어보이는 뿌듯한 얼굴에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걱정이 쏙 들어갔다.
봉사를 하면서 늘 느끼는 것은 요즘 아이들이 참 빨리 성장하고 때로는 영악한 모습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아이들이 보여주는 아직 때가 덜 탄 순수함에 끌려서 항상 아이들이 있는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봉사를 하러 다닐 때는 가끔 오늘은 봉사를 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또 봉사 기간이 끝나고 나니 문득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벌써 아이들이 불러주던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그리운 것 같다. 이번에 봉사를 하러 간 센터는 늘 가던 곳이라 특별히 새로운 뭔가를 느낀 점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새롭게 느낀 점이 없더라도 내가 봉사를 하고 싶을 때에 하고 싶은 곳에서 익숙한 봉사를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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