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학부 157122 이승미 쌀 100인분을 씻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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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부 157122 이 승 미
쌀 100인분을 씻어보셨나요?
활동 분야 : 사랑의 식당
활동프로그램 : 어르신 무료급식을 위한 조리보조 및 배식
나의 자원봉사의 역사는 길지 않다. 2013년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난생 처음 자원봉사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다. 맨 처음 봉사활동을 한 곳은 지원동 영아 일시보호소였다. 이때부터 자원봉사에 대한 나의 생각이 정말 많은 변화를 하였다. 자원봉사는 중·고등학생의 수행평가 점수 받는 것으로, 그리고 엄마들이 대신해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2013년 여름방학 때 학과 친구들 따라 영아 일시보호소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의 생애 중 흔치 않은 전율을 느꼈다. 기분이 매우 좋아졌으며 내가 무언가 위대한 일을 한 것 같은 느낌과 무어라고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이때부터 엄마들이 대신해주는 봉사할동에 대한 반감이 바뀌게 되었다. 엄마들이 대신해주는 봉사활동이지만 학생들은 봉사활동에 대한 인식이 생겼을 것이고, 향후 여유시간이 생기면 봉사활동에 접근하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작 나는 봉사활동도 하지 않으면서 남을 평가 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봉사활동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았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내 주위에는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무관심 할 수밖에 없었고 관심을 갖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봉사활동의 첫 스타트를 끊고 나자 두 번째는 비교적 쉬웠다. 내가 스스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곳에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 예전 첫 번째 봉사활동장소처럼 너무 먼 곳은 힘들었다. 그래서 집과 가까운 곳을 찾아보았는데 집에서 아주 가까운 복지관이 있었다. 가끔 눈에 띄는 건물이었지만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을 잘 보지 못해서 저기서 무엇을 하지, 하는 생각을 하며 지나쳤던 곳이다. 바로 그곳이 나의 두 번째 봉사활동지이고, 지금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종합사회복지관이다. 복지관에서 내가 했던 봉사는 사랑의 식당에서 어르신들의 식사를 준비하는데 보조를 하는 일이었다. 복지관 내에는 여러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지만 어르신 식사 준비를 택한 이유는 노인 복지와 많은 관련이 있어서 이다. 어찌 보면 별로 관련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식사를 하러 오시는 어르신들의 말투, 행동 등에서 이론으로 배웠던 노년기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고,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어르신들과 함께하며 나의 노년에 대한 생각의 계기도 되었다.
9월7일 나의 봉사활동이 시작되었다. 예전부터 봉사를 해왔던 곳이어서 어려움은 없었고 주방에서 일하시는 여사님이 나를 무척이나 반기셨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두 분이 계셨는데 한분은 이곳에서의 조건부수급기간이 다 되어서 다른 곳으로 가셨다. 남은 여사님은 혼자 하는데 힘이 너무 든다고 하셨다. 이곳은 일하기 힘들다고 소문이 나서 그런지 아무도 다음 사람이 오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물론 혼자 하시는 것은 아니고 노인일자리사업에서 5-6명의 여자 어르신들이 함께 하지만 쿵짝이 잘 맞지 않아 언성이 높아진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를 무척 반기셨다. 먼저 밥 지을 쌀을 90-100명분 정도를 씻었다. 이 일은 봉사활동 중에 한 번도 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솥을 닦는데 어찌나 무거운지...주방에 두 분이 계실 때에는 하지 않던 일이라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래도 척척 잘해냈다.
이날은 추석을 앞두고 기아자동자 제1공장에서 후원을 해 떡과 과일, 고기 등 평소 때보다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만들었다. 어르신들이 식당으로 들어오시면서 오늘은 “뭔 일로 음식이 많테”...한마디씩 하셨다. 배식은 기아자동차에서 나온 직원들이 배식을 하고 사진 찍고 설거지 하고...후원을 받는 것 까지는 좋은데 좀 어수선한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내가 예전 봉사활동 중에 후원자들이 가끔 와서 이런 일을 했는데 생색내기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후원이 들어오는 날 어르신들은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보이는 면도 있다. 평소 배식을 하던 사람들이 하지 않고 후원자들이 배식을 하니까 메뉴를 더 달라고 요구하는 경향이 높다. 하지만 주 메뉴를 적정량 이상을 배식하게 되면 모자랄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모든 배식이 끝난 후 더 드시는 분에게 추가분을 배식해야 한다. 먹는 것에 야속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단체라는 속성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을 전부 마치고 주방의 여사님과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었다. 여사님은 예전에 큰 평수 아파트에서 괜찮게 살았는데 아저씨가 돌아가시고 이런 처지가 되었다고 하셨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되 내 인다. 이곳 봉사활동에서 내가 느끼는 바는 생각보다 크다. 미래를 대비해야한다, 내가 노년기가 되었을 때는 어떤 어떤 행동은 하지 말아야지, 봉사활동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일중의 하나이다. 봉사활동은 함으로써 나의 자존감은 높아진다. 봉사활동은 나의 무료함은 가져가 준다. 그리고 나의 자녀에게 나의 봉사활동이 본보기가 되었으면, 그래서 나는 항상 봉사활동을 가는 날에는 딸에게 이렇게 말한다. 엄마 오늘 봉사활동 가는 날이야. 아직은 유치원에 다니지만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나의 봉사활동을 강조하곤 한다.
10월 5일 봉사활동을 하는 날이라 복지관에 갔는데 글쎄 복지관 사랑의 식당이 물바다가 되었다. 식당 옆 창고 지붕이 오래전부터 새고 있었는데 전날 태풍으로 많이 비가 와서 지하에 있는 식당이 물바다가 된 것이다. 이런 것이 열악한 복지 현장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복지관 직원들과 함께 물을 퍼내고 식당을 원상복귀 시켰다. 여럿이 힘을 합치니 어렵지 않았다. 물론 이날도 지난번과 같은 일을 하였지만 비가 와서 그런지 어르신들이 전보다 조금 오셨다. 꼭 식사를 이곳에서 한 끼 해결해야 하시는 분들은 다 오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끼 거르는 것이 요즘 세상에 아무것도 아닌 일 같지만 한 끼가 너무나 소중한 사람도 우리 주변에 있을 것이다.
10월 12일 이 날은 참 우스운 일이 있었다. 지난주에 자원봉사는 아니고 사회봉사를 나오신 남자 분이 있었다. 나는 느낌으로 사회봉사를 나오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노인일자리 할머니 한분이 짓궂게 “뭔 잘못을 해서 나왔소” 하고 물으셨다고 하셨다. 자원봉사론 시간에 자원봉사와 사회봉사의 차이를 배웠던 터라 그 아저씨 참 민망 했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봉사활동은 도움을 주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 얘기를 나눈다는 묘미 또한 가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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