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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론 후기

국제물류무역학과/143365/민선영/터닝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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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선영
댓글 0건 조회 597회 작성일 15-12-0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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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8일에 열렸던 추석맞이 양산동 다문화축제. 매주 금요일 마다 봉사를 가다보니 그 곳에 계신 센터 선생님들뿐만이 아니라 이주여성들, 학생들, 그리고 아이들까지도 스스럼없이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다. 분명히 봉사를 하러 오는 곳 임에도 불구하고 내 집에 온 마냥 편안하고 기분이 좋았다. 담당 선생님께서 오늘은 다문화축제가 열리는 날이라고 일찍 오라고 하셔서 평소보다 한시간정도 일찍 도착했다. 자원봉사라는 문구가 적힌 조끼를 걸치고 축제 준비가 한참인 운동장으로 나갔다. 아직 시작 전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오신 것 같았다. 운동장 입구 앞에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축제가 열리는 운동장으로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드렸다. 바깥에서는 각 나라의 음식문화를 이해해보자는 취지로 여러나라를 대표하는 많은 음식들이 있었다. 일본, 중국, 베트남, 필리핀, 몽골, 캄보디아, 태국, 우주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등 다양한 국가의 음식들이 마련되어있었다. 나는 그 곳에서 여러 사람들이 편히 즐길 수 있도록 음식을 나르고 상을 정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서로 타국의 음식을 잘 드시지 못할 줄 알았는데 웬걸 너무나 좋아하셨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나 또한 여러나라의 음식을 먹으면서 우리나라와는 색다른 맛을 맛보았다. 옆에서 같이 드시는 분들과 자기나라의 음식에 대해 자랑도 하고 어떻게 만드는지 알려주기도 하면서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나라 음식으로는 떡국이 있었는데 인터넷 블로그를 보여드리면서 이렇게 저렇게 만드는 것이라고 알려드렸더니 꼭 해먹어보겠다고 하셨다. 괜히 마음이 뿌듯해지는 느낌이었다. 평소에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국한되어 잘 느껴보지 못했던 타국의 음식들을 한데 모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다 드신 분들은 센터 안 대강당으로 안내해 드리고 나머지 음식들과 상을 다 정리하였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에는 모든 사람들이 강당에 모여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는 어울림 한마당이 시작되었다. 합창을 하러 무대에 올라간 엄마들을 대신해서 남은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주었다. 시작전에 떨려하던 합창단 엄마들이 너무나 잘불러주어서 내가 오히려 더 뿌듯해졌다. 자신이 태어난 곳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사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닐 텐데 잘 적응하고 또 이런 행사에도 잘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다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나또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이 순간이 행복했다. 그렇게 아이들을 안고 강당을 크게 울리는 노랫소리에 맞춰 신나게 따라부르고 있는데 갑자기 사회자분께서 자원봉사자들을 무대로 부르셨다. 당황스럽고 부끄러웠지만 옆에서 박수를 쳐주는 센터 선생님들과 친구들 때문에 용기 내어 앞으로 나갔다. 나가서 트로트를 부르는데 내 앞에 앉아있는 분들이 너무너무 호응도 잘해주시고 같이 어깨를 덩실덩실 움직여주셔서 정말 재밌었다. 앞에 나가 무언가를 하는 것은 너무나 어색한 일인데 어느새 그런 느낌은 다 사라지고 없었다. 정말 하나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어울림 한마당을 비롯하여 오늘 축제의 모든 일정이 끝이 나고 강당을 정리하였다. 의자를 옮기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청소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이 하나같이 즐겁게 웃고 계셨다. 힘들기도 했을텐데 그런 피곤함 보다 오늘 하루 함께 즐겼던 축제가 그만큼 뜻깊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월 23일에는 이주민들과 함께 가을맞이 농촌체험을 떠나는 날이었다. 매주 보던 아가들을 못 보는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지만 체험학습 인솔자가 꼭 필요하다는 말에 선생님들과 함께 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외부로 떠나는 날인지라 학생들뿐만 아니라 이주여성들도 한껏 들떠 있었다. 먼저 들른 곳은 담양에 있는 평촌마을이었다. 나는 초록반을 맡았기에 초록색 명찰을 단 사람들을 열심히 주시하고 앞으로 잘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했다. 평촌마을을 들른 이유는 바로 두부과자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한국말이 서툰 사람들이 잘 들을 수 있도록 옆에서 최선을 다해 보조해주었다. 옆에 있는 조원들과 발효가 끝난 반죽을 밀대로 밀고 밀가루를 뿌려가며 영차영차 열심히 만들었다. 나이도 모르고 어느나라에서 왔는지도 모르지만 함께 반죽을 만들다 보니 어느새 친구사이라고 할 정도로 스스럼없는 사이가 되어있었다. 잘 반죽한 밀가루 덩어리를 기계에 넣고 실처럼 곱게 뽑은 후 기름에 퐁당 넣었다. 바삭바삭 잘 튀겨진 두부과자들. 뜨끈뜨끈한 면사발과 같은 두부과자들을 서로서로 입안에 넣어주고 볼이 터질만큼 과자를 입안에 넣은채 사진도 찍으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두부로 만든과자라는 것이 나름 생소할 줄 알았는데 거기 있는 사람들이 모두 맛있게 먹어주어서 기분이 좋았다. 한 봉지씩 포장된 두부과자를 손에 쥔 채로 다음 일정인 옥과 사과농장에 도착하였다. 사과농장 앞에는 널따란 잔디 운동장이 있어서 사과 따기 체험을 마친 후에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고 했다. 농장주인아저씨께서는 사과를 잘 따는 방법을 알려주셨고 나는 두부과자 만들기 때 한 조였던 사람들과 함께 신나게 사과를 따러 다녔다. 각자 한 봉지에 7개씩 사과를 담고 손에 움켜쥔 사과를 한입씩 베어 먹으면서 처음 들어올 때 보았던 운동장으로 모였다. 돗자리에 짐을 모두 모아두고 게임에 참가할 사람을 뽑았다. 한국에서만 있는 게임이라 잘 안하려고 할 줄 알았는데 다들 너무나 활발하게 게임에 임해주었다. 꼬리잡기도 하고 풍선 터뜨리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였다. 달려가서 풍선을 터뜨리고 다시 돌아와야 하는데 자꾸 풍선이 비껴가는 바람에 웃긴 모양새가 되었다. 앉아있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바통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까지 한바탕 크게 웃어버렸다. 꼬리잡기를 하는데도 서로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자꾸 우리 팀이 지는데도 입에서는 웃음이 새어나왔다. 다같이 뛰어노는 순간이 너무 재미있고 게임의 승패가 중요하기보다 함께하는 순간임에 감사해지는 시간이었다. 물론 매주 만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오늘 현장체험학습 때 처음 보는 친구들도 많았다. 각자의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언어의 장벽은 높았지만 그것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에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나는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 첫발을 내딛기 전까지 나를 내 고정관념에 가두었고 그 것을 깨트리려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비로소 그 곳에서 여러 나라 사람들과 마주하고 인사하고 대화하는 나는 누구나 편견없이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봉사활동이라는 명분으로 이 센터에 오게 되었지만, 오히려 나는 한층 더 성숙해지고 성장해 가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준 센터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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