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정보학과/132544/이한솔/참 예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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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과) : 문헌정보학과 *학번 : 132544 *이름 : 이한솔
고등학교 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봉사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지도 못한 채 대학에 가기 위한 스펙 쌓기 정도로 정해진 봉사시간을 채우는 데에 급급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고2때, 5일간 잠깐 봉사한 곳은 동네의 지역아동센터였고, 그 곳에서 아이들한테 해서는 안 될 약속을 하고 지키지 못했던 못난 자원봉사자가 되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고등학교를 졸업해 대학교에 진학했고, ‘자원봉사’라는 걸 잊은 채 살아왔다. 올 초, 갑자기 잊고 있었던 자원봉사가 불쑥 떠올랐다. “봉사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에 지역아동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그렇게 ‘무등지역아동센터’에서의 자원봉사가 시작되었다. 3월에 아이들과 어색한 첫 만남으로 시작한 자원봉사는 6월까지 이어졌고, 개인사정이 생겨 여름방학동안은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고 다시 찾은 것은 9월 7일, 자원봉사론 강의를 듣고 난 후였다. 이번 학기는 매주 월요일에 봉사를 하기로 센터와 일정을 조율했다.
아무래도 2달의 공백 기간이 있다 보니 얼굴은 열심히 외웠던 아이들의 이름도 가물가물했고, 새롭게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고학년 아이들 중엔 금세 알아보고 내 이름까지 기억해주며 ‘한솔쌤-, 한솔쌤-’하고 불러주는 고마운 아이들도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저학년 아이들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이들이 많았다.
지난 학기에는 저학년도 가르쳤지만 대부분 고학년을 맡았는데, 이번 학기에는 학교 강의가 끝나자마자 일찌감치 달려오다 보니 상대적으로 일찍 센터에 오는 저학년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 어린 친구들이다보니 고학년에 비해서 집중력도 낮고 산만해서 장난을 치고 도망가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래도 나중엔 열심히 하는 모습이 참 예뻤다.
10월에 들어서자, 두 달 만에 온데다 저학년은 거의 맡지 않아 묘한 경계심을 품고 있던 아이들이 서서히 마음을 열어주기 시작했다.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 재미있었던 일 등 시시콜콜한 일상을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공부에 통 집중을 못하는 아이들도 있어 짐짓 엄한 표정을 지으며 오늘 학습을 시작했지만, 괜히 뿌듯해서 자꾸 웃음이 새어나오려고도 해서 참는데 애를 먹었다.
학습하기 싫어서 학습량을 속이거나 채점 맬 때 슬그머니 다가와서 정답을 보기도하고, 잔머리로 문제를 풀거나 아예 숨바꼭질을 시작하고는 너무 훤히 보이는 곳에 숨어있는 귀여운 장난에 혼을 내다가도 슬며시 웃게 된다. 가끔 도가 넘는 장난을 칠 때도 있지만 어떤 것이 잘 못된 행동이라고 짚어주면 이해하고 장난을 멈춰 고맙기도 했다.
11월, 정말 오랜만에 고학년 반으로 돌아갔다. 방학동안 많이 성장한 탓인지 가끔씩 학습하기 싫은 티를 내던 아이가 센터에 오자마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오늘 할 학습량을 금세 끝내고 놀이를 시작하는 모습이 기특했다.
조금 서툰 설명을 할 때도 있지만 진지하게 내 설명을 들어주고,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설명에도 이해했다며 문제를 풀어내면서 씩 웃는 아이들이 너무 예뻤다.
사정이 있어 한 주 봉사를 빠지고 그 다음 주에 지역아동센터에 간 적이 있다. 센터에 도착해 다른 선생님들께 인사를 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금세 몰려와 “선생님, 저번주에는 왜 안 오셨어요?”하고 묻는 모습에 ‘이 아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그 이후 감기에 몸이 아픈 날에도 자꾸 그 눈빛이 생각나고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라 아이들을 만나러 가게 된다.
그리고 매주 아이들과 만나는 월요일이 기다려져, 소위 말하는 '월요병'도 싹- 사라졌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문제를 푼 것을 보다보면 가끔 굉장히 허를 찌르는 답을 볼 때가 있다. 해설지가 원하는 답은 아니지만 동그라미를 쳐주고 싶을 정도로. 그런가하면 정말 순수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일 때가 있다. 아마도 허를 찌르는 이 답도 이 아이들이 정말 순수하기에 나올 수 있는 답이 아닐까싶다.
이렇게 순수한 친구들을 만나 공부를 도와줄 수 있고, 시시콜콜한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며 수다를 떨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 나에게 있어 정말 행운인 것 같다. 학습을 도와주었을 뿐인데 도리어 내가 아이들에게 배우게 된 것이 훨씬 많다. 앞으로의 기간 동안도 꾸준히 봉사를 하며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다.
고등학교 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봉사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지도 못한 채 대학에 가기 위한 스펙 쌓기 정도로 정해진 봉사시간을 채우는 데에 급급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고2때, 5일간 잠깐 봉사한 곳은 동네의 지역아동센터였고, 그 곳에서 아이들한테 해서는 안 될 약속을 하고 지키지 못했던 못난 자원봉사자가 되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고등학교를 졸업해 대학교에 진학했고, ‘자원봉사’라는 걸 잊은 채 살아왔다. 올 초, 갑자기 잊고 있었던 자원봉사가 불쑥 떠올랐다. “봉사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에 지역아동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그렇게 ‘무등지역아동센터’에서의 자원봉사가 시작되었다. 3월에 아이들과 어색한 첫 만남으로 시작한 자원봉사는 6월까지 이어졌고, 개인사정이 생겨 여름방학동안은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고 다시 찾은 것은 9월 7일, 자원봉사론 강의를 듣고 난 후였다. 이번 학기는 매주 월요일에 봉사를 하기로 센터와 일정을 조율했다.
아무래도 2달의 공백 기간이 있다 보니 얼굴은 열심히 외웠던 아이들의 이름도 가물가물했고, 새롭게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고학년 아이들 중엔 금세 알아보고 내 이름까지 기억해주며 ‘한솔쌤-, 한솔쌤-’하고 불러주는 고마운 아이들도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저학년 아이들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이들이 많았다.
지난 학기에는 저학년도 가르쳤지만 대부분 고학년을 맡았는데, 이번 학기에는 학교 강의가 끝나자마자 일찌감치 달려오다 보니 상대적으로 일찍 센터에 오는 저학년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 어린 친구들이다보니 고학년에 비해서 집중력도 낮고 산만해서 장난을 치고 도망가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래도 나중엔 열심히 하는 모습이 참 예뻤다.
10월에 들어서자, 두 달 만에 온데다 저학년은 거의 맡지 않아 묘한 경계심을 품고 있던 아이들이 서서히 마음을 열어주기 시작했다.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 재미있었던 일 등 시시콜콜한 일상을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공부에 통 집중을 못하는 아이들도 있어 짐짓 엄한 표정을 지으며 오늘 학습을 시작했지만, 괜히 뿌듯해서 자꾸 웃음이 새어나오려고도 해서 참는데 애를 먹었다.
학습하기 싫어서 학습량을 속이거나 채점 맬 때 슬그머니 다가와서 정답을 보기도하고, 잔머리로 문제를 풀거나 아예 숨바꼭질을 시작하고는 너무 훤히 보이는 곳에 숨어있는 귀여운 장난에 혼을 내다가도 슬며시 웃게 된다. 가끔 도가 넘는 장난을 칠 때도 있지만 어떤 것이 잘 못된 행동이라고 짚어주면 이해하고 장난을 멈춰 고맙기도 했다.
11월, 정말 오랜만에 고학년 반으로 돌아갔다. 방학동안 많이 성장한 탓인지 가끔씩 학습하기 싫은 티를 내던 아이가 센터에 오자마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오늘 할 학습량을 금세 끝내고 놀이를 시작하는 모습이 기특했다.
조금 서툰 설명을 할 때도 있지만 진지하게 내 설명을 들어주고,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설명에도 이해했다며 문제를 풀어내면서 씩 웃는 아이들이 너무 예뻤다.
사정이 있어 한 주 봉사를 빠지고 그 다음 주에 지역아동센터에 간 적이 있다. 센터에 도착해 다른 선생님들께 인사를 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금세 몰려와 “선생님, 저번주에는 왜 안 오셨어요?”하고 묻는 모습에 ‘이 아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그 이후 감기에 몸이 아픈 날에도 자꾸 그 눈빛이 생각나고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라 아이들을 만나러 가게 된다.
그리고 매주 아이들과 만나는 월요일이 기다려져, 소위 말하는 '월요병'도 싹- 사라졌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문제를 푼 것을 보다보면 가끔 굉장히 허를 찌르는 답을 볼 때가 있다. 해설지가 원하는 답은 아니지만 동그라미를 쳐주고 싶을 정도로. 그런가하면 정말 순수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일 때가 있다. 아마도 허를 찌르는 이 답도 이 아이들이 정말 순수하기에 나올 수 있는 답이 아닐까싶다.
이렇게 순수한 친구들을 만나 공부를 도와줄 수 있고, 시시콜콜한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며 수다를 떨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 나에게 있어 정말 행운인 것 같다. 학습을 도와주었을 뿐인데 도리어 내가 아이들에게 배우게 된 것이 훨씬 많다. 앞으로의 기간 동안도 꾸준히 봉사를 하며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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