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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론 후기

컴퓨터공학과 114348 엄형철/아이들은 어른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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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엄형철
댓글 0건 조회 750회 작성일 15-05-0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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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봉사활동은 자주했었지만 그 당시엔 내가 어렸기에 나보다 어린사람을 도와준 적이 없었다. 이번에 자원봉사론 이 수업을 통해 나보다 어린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어서 뿌듯했다. 아동센터의 주된 활동으로는 아이들 지도교사였다. 초등학생 1학년부터 중학생에 이르기까지 방과 후 공부를 위해 모여든 아이들을 지도교사가 직접 알려주는 것이었다. 기존에 근무하시던 분들은 교사 인원에 비해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봉사자가 오는 것이 매우 좋다고 하셨다. 더구나 아이들은 대학생 선생님이 와서 재밌게 놀아주고 하니 아이들이 많이 몰려든다. 수많은 질문부터 시작해서 장난까지. 일일이 받아주고 얘기해주면 힘들고 정신없지만 정말 교사가 된 기분이 들어서 힘이 넘쳐났다. 첫날부터 교육을 시작했는데,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면 쏙쏙 머리에 담는 그런 아이들이 기특했다. 간식시간이나 공부를 다 끝낸 후엔 그렇게 말썽피던 장난꾸러기들이 공부 할 때는 나름 진지하다.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주위를 살짝 둘러보면 여러 가지 특징을 가진 아이들이 많다. 초등학교 2학년인데 한글을 아예 모르는 아이, 수학할 때 숫자도 모르는 아이, 장난이 심한아이 등. 글씨를 모르는 아이에게 글을 가르치는 것은 정말 어려웠다. 글이라는 개념을 모르기에 그림으로 설명을 해야 했고, 숫자를 모르는 아이는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며 물건을 가져와서 세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심란한 첫 번째 봉사활동을 마쳤다. 두 번째 방문했을 때엔 아이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제대로 가르치겠다는 엄청난 열의가 생겼다. 그러나 아이들은 또 나에게 와서 건드리고 말장난한다. 역시 아이들은 아직 순수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내 생각을 잠재운 1학년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말한다.



“선생님 아동센터는 왜 있는거에요? 왜 만든거에요?” 당황해서 잠시 말을 잊지 못하다가, “너 선생님이랑 이렇게 재밌게 수업 하는게 좋지? 학원가면 이렇게 놀지도 못하고 간식도 없고 그래서 힘들어.” 라고 말했다. 아이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한다. “아닌데. 돈 없는 애들만 오는 곳 아니에요?”



기가 막혔다. 요즘 아이들은 벌써부터 이런 생각도하고. 세상에 눈을 빨리 뜨는 것 같다. 자세히 보면 아이들이 욕도 많이 하고, 음담패설도 한다. 하지 말라고 확실히 주위를 줘도 잠시일 뿐. 어른은 알지만 자제력이 있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불가능하다. 스스로 알 순 없다. 주변 성인에게 보고 듣고 배운 것이다. 나도 그 어른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 아이들 앞에서 언행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라는 말이 이래서 나온 것 같다. 흡수 능력이 스펀지마냥 좋은 만큼 따라하고 배우는 걸 잘한다. 단점이라면 나쁜 것도 잘 배운다는 것이다. 남을 도와주고 공부 할 땐 집중하고 밥을 먹을 때엔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며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직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 것도, 많은 일을 한 것도 아니지만 아이들과 하나가 된 것 같다. 나의 말을 믿고 따르며 내가 행동하는 것을 따라하는 아이들을 보니 나도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아동센터에 와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힘들다.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얻어가는 것은 있다. 사회의 그 어떠한 부작용으로 인해 복지가 필요한 아이들을 돌보는 것, 아이들은 아직 희망이 있기에 단 한명이라도 소중하다는 것이다. 후에 어리고 철없는 이 아이들 중 누군가는 또 다른 아이를 도와주었으면 한다. 지금의 내가 아이들에게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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